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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그녀 목소리,

우리는 주말을 원한다 2023. 12. 22. 23:16

나는 친구를 죽였다.

아니, 그녀를 친구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한 것은 그녀 자신뿐이겠지.

덕분에 나는 그녀를 손쉽게 옥상까지 유인할 수 있었다. 나머지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방심한 틈을 타서 등을 살짝 떠밀면 그만이었으니까.

나의 치밀한 계획 덕택에 그녀는 실족사로 처리되었다. 거기서 내가 의심받는 일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표면상으로 나는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였기 때문이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지. 나는 그녀의 모든 것이 싫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하지만 그중에서도 목소리가 최악이었다. 나는 그녀가 말할 때면 항상 칠판을 쇠로 긁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정말이지, 그 소리는 참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뭐, 이제 그것을 듣는 일은 없겠지.

세월이 흘러 나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등,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이의 한마디로 인해 나의 삶은 산산조각이 났다.

“엄마는 아직도 내 목소리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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