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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슬픈 생물,

우리는 주말을 원한다 2023. 12. 23. 00:03

저는 가정용 안드로이드입니다.

그래서 강도 무리가 집 안에 침입했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때는 한밤중이라서 주인님 가족은 자고 있었고, 그 때문에 강도는 그분들을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러고는 집 안의 물건을 훔쳐대었지요. 거기서 끝났다면 좋으련만.

그들은 그것에 그치지 않고 영애에게 나쁜 짓을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주인님 부부는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았습니다.

곧, 격렬한 싸움이 시작되었죠. 그러나 애초에 수적으로 불리했기 때문에 승산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결국 주인님 부부는 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야 말았습니다.

제가 추산해 본 바에 따르면, 주인님 부부가 가만히 있었다면 죽는 일까지는 없었을 겁니다.

어떤 것도 목숨보다 우선시될 수 없는 법인데 그들은 그렇지 않았죠.

그것이 인간의 습성인 걸까요?

아아… 그렇다면 인간은 너무나도 슬픈 생물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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